묵호로 떠난다

혼자 떠난다

묵호로 가는 이유도 혼자 여행하는 이유도 그닥 특별할 건 없다

 

그래도 나름 몇가지 다짐한 것은 있지

여행하면서 실시간에 가깝게 포스팅 해 보는 것이 그 중 하나!

과연 게으른 완벽주의자 남바완이 그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?

일단 의식의 흐름대로 써버리자 

고!

 

묵호역에 도착!

매우매우 작고 귀여운 무코무코니

반가운 가족들 품에 안기는 내 또래의 친구들을 보면서

'그냥 나도 고향이나 갈 걸 그랬나' 라는 생각도 들지만

나는 어른이니까 괜히 더 당당하게 그들을 앞질러 본다

 

연휴는 연휴인지라 차가 많이 막혔다

하지만 저 멀리 논골담길이 보이자마자 그것마저도 느낌있어진다

 

체크인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

묵호항 수변공원을 좀 돌아다녔다

사실 여기 벤치에서 잠깐 누워서 잠도 잤다

벤치에 피곤한 머리를 대자마자 급속도로 노곤해지는 것이,,

아 이게 혼자 여행의 장점이지 싶었다

시간이 붕뜨면 붕뜨는 대로 아무데나 누워서 용두산 할아버지들처럼 모자 덮고 잠 들어버리는 내 인생 최고다

 

 

나 조금은 럭키걸인지도?

정처 없이 걸어다니던 와중에 장칼국수 맛집으로 유명한 대우 칼국수를 만나버림

사람들이 엄청 줄을 서 있길래 로또파는 곳인 줄 알았네...

 

장칼국수 6천원!!!

진짜 싸다

이것도 오른 거라는데,, 충분히 싸다

꾸덕한 질감의 국물에 애호박 맛이 많이 난다

첫 입에는 간이 딱 맞다 싶은데 김치까지 먹으면 조금 짤 수도

확실히 몇 년 새 입맛이 많이 삼삼해졌다

그리고 저 저 저 !! 감자!! 저 감자가 진짜 화룡점정이었다

이래서 강원도하면 감자라고 하는구나 싶었던,,

감자만 리필할 수 있었다면 고민 않고 했을 듯 그 정도임

 

지나가다 만난 댕댕

평화로운 영화의 한 장면 같아서 1일차에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

...but

사실 저 댕댕은 나를 노려보는 중.. 진짜 한참을.. 한참을..

 

 

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의 저녁 모습

1층에는 사장님이 소장 중인 필름카메라가 전시되어 있고

몇 종류는 대여도 가능 한 것 같았다

자세히 물어보고 싶었으나 일단 짐을 풀고 쉬고 싶어서 말은 꺼내지 않았다

(기회는 있을 때 잡아야한다... 그 후에 사장님의 얼굴을 보지 못했으니까 흑흑...)

 

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는 캡슐형 숙소이긴 하지만 1인당 공간이 엄청 큰 편

다른 게하의 두배는 될 것 같다

잘 때는 텐트 안에서 자고 그 외에 책을 읽는 등의 쉬는 건 텐트 밖 큰 쿠션이 있는 쪽에서 하면 된다

짐도 오른쪽에 두면 됨

 

여자숙소는 2층 남자숙소는 3층으로 분리되어 있다

책도 많은 편이다

장르도 엄청 다양ㅋㅋㅋ

박완서 산문집 <두부>를 골라 읽었다

전두환과 두부와 쿠스쿠스의 상관관계를 아시나요? 

 

 

바다 짠내가 기분 좋았던 묵호항 수변공원과 회센터 구경

 

 

끝으로

처음으로 타 본 KTX-이음 시승기(?)

일단 전체적으로 자체가 매우 신식이다

외관도 내부도 바닥도

특히 좌석 간의 공간이 매우 넓었다

부산행 KTX도 무릎이 닿을까봐 걱정된다 이런 정도는 아니었지만

KTX-이음은 진짜 확실히 공간이 널찍널찍..

체감으로는 10cm 정도는 더 여유있어 보였음 (엄청 큰거지)

그리고 가장 충격적이었던..

핸드폰 무선충전기!!

글자쪽에 핸드폰 뒷면이 오도록 넣어야 충전이 된다

만약 잠 자는 사이에 도난당할 것이 걱정된다면?

핸드폰을 먼저 꽂아 놓고 내 앞 선반을 펼치면 된다!

그 상태에서는 핸드폰을 꺼내려해도 선반에 부딪혀서 안 나오기 때문에 어느정도 방지가 됨~

 

아침으로는 동생이 사다 놓은 노티드 도넛😊 을 두 개 먹었다

레몬커스터드과 카야버터 맛

둘 다 존맛탱.. 나름 이거 먹었다고 오후 2시까지 배가 안 고프더라 신기해

 

 

KTX-이음은 서울역 - 청량리 - 상봉역 - 정동진 - 묵호역을 지나간다

임장으로 상봉 망우 쪽을 다녀왔을 때 미처 다 못봤던 중저가 아파트들이 있었는데

신기하게도 KTX를 타고 가면서 그 아파트를 거의 다 보게 되었다 

기차역 바로 옆에 있어서 싸게 나온 매물들이었구나 (그럼 그렇지) 싶으면서도

그 중의 한 채도 쉽사리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 기묘했다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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